보랏빛 꿈

도대체

그외다수 2024. 4. 7.

[1984-06-30]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떻게 나를 알죠?
또 나는 어떻게 당신을 압니까?
하지만 우린 서로 압니다


당신은 나의 이름을 알고
나는 당신의 이름을 압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이름이 그리 중요합니까?


나는 발가벗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모자와 구두만 벗었습니다
아니 외투도 벗었군요


나는 당신이 입은 옷들을 압니다
당신 역시 내 속옷까지 압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그깟 옷이란게 그리도 대단합니까?
아니면 그보다 대단한 무엇 때문입니까?


내 맘은 당신 그것 앞에서
전라로 서서 진실을 토하는데
당신은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허세로 날 돌아섭니까?


하지만 난 압니다
당신의 사랑이 그 옷에 가리워
안보이는 줄
그래서 웁니다
우리는 왜 옷을 입은채 살까요


나의 아름다움과 수치가 뒤섞인
바로 나를
싫다면 보지마세요
하지만 어느날 돌아서 울 때
그때서야 벗을 생각도 마세요
바람이 불 때 갈대는 흔들립니다
바람이 그치면 그림자의 흐느낌도 멈춥니다


도대체
당신이 뭐길래
날 방황하게 합니까
왜 당신을 사랑하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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