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1 파도 [1988-01-20] 검푸르게 몰려와 하얀 구름으로 떠난다 비가 오면 그 비를 맞으며 함께 울고 눈 내리면 살포시 큰 가슴 열어 마음에 차곡 차곡 담아 해지고 석양도 스러질 때 조그만 소리로 어머니의 노래를 부른다 소리에서, 내 마음에서 고향을 어머니를 본다 그렇게 파도는 있고 오늘도 나는 그 앞에 서 있다 보랏빛 꿈 2024. 4. 7. 아내를 구하는 기도 2 [1986-10-30] 내게 이런 아내를 주소서 억겁의 긴 세월을 하루같이 기다리다 힘들 때면 조금만 더 기다리자하고 마침내 기다림의 보상을 바라기보다 기다림의 종식을 감사하는 그런 아내를 내게 주소서 보랏빛 꿈 2024. 4. 7. 아내를 구하는 기도 1 [1986-10-20] 내게 이런 아내를 주소서 웃게 할 줄 알되 경망되지 아니하고 생각에 잠기게 할 줄 알되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는 그런 아내를 내게 주소서 보랏빛 꿈 2024. 4. 7. 파랑새 [1986-03-17] 언젠가 하늘이 열리고 내려온 파랑새 한 마리 나의 모든 고독을 지워버리려 날갯짓하며 왔다 나는 색맹도 아니건만 까맣게도 보이고 하얗게도 보였다 그래서 파랑새를 난 새장에 가두었다 이쁘기에 파랑새는 울었다 그 눈물이 파란 것을 보고 난 파랑새인줄 알았다. 보랏빛 꿈 2024. 4. 7. 狂詩 [1984-10-16] 별이 여러개 구름은 조금 해골 두개를 좀 멀리하고 구석에 주저앉아 북을 두들긴다 해골은 어제의 나 그리고 그대 북은 지금의 내 머리 이것을 두들기기 위해 준비된 여러개의 조명 그리고 조금의 분위기 난 가운데로 나선다 빈자리의 관객을 위해 크게 웃고는 주저앉아 북을 울린다 이상한 소리로 북이 운다 난 무서워진다 그러나 계속 두들겨야 한다 가끔 나를 볼라치면 난 항상 울고있다 그렇게 두들기다보면 날이 새고 난 미친듯 뛰어나와 거리의 사람 속에 끼어든다 무리 속에서 얼마를 비척이다보면 또 밤 그러면 난 습관처럼 북을 들고 무대로 나선다 밤이 여러개 그름은 조금 해골 두개를 좀 멀리하고 북들 두들기려 구석에 주저앉는다 보랏빛 꿈 2024. 4. 7. 도대체 [1984-06-30]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떻게 나를 알죠? 또 나는 어떻게 당신을 압니까? 하지만 우린 서로 압니다 당신은 나의 이름을 알고 나는 당신의 이름을 압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이름이 그리 중요합니까? 나는 발가벗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모자와 구두만 벗었습니다 아니 외투도 벗었군요 나는 당신이 입은 옷들을 압니다 당신 역시 내 속옷까지 압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그깟 옷이란게 그리도 대단합니까? 아니면 그보다 대단한 무엇 때문입니까? 내 맘은 당신 그것 앞에서 전라로 서서 진실을 토하는데 당신은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허세로 날 돌아섭니까? 하지만 난 압니다 당신의 사랑이 그 옷에 가리워 안보이는 줄 그래서 웁니다 우리는 왜 옷을 입은채 살까요 나의 아름다움과 수치가 뒤섞인 바로 나를 싫다면 보지마세.. 보랏빛 꿈 2024. 4. 7. 눈물 2 [1984-05-08] 당신으로부터 이별의 한마디를 듣던 날 난 무작정 울고싶더이다 뽀얗게 담배연기로 나를 가리고 마냥 울고싶더이다 한순간도 더 이상 당신을 붙잡을 수 없는 나였기에 그저 울고만 싶더이다 입 주위만을 맴도는 체류의 언어들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하여 난 더 울고싶더이다 손내밀어 당신 손을 잡으려해도 맡길 듯 뿌리치는 당신 마음에 밤이 지새도록 울고싶더이다 어쩔수 없기에 돌아서 우는 나를 붙잡지도 않고 앉았는 당신을 보고 난 죽도록 울고싶더이다 아 사랑하는 이여 이토록 안타까운 내 마음 조금도 몰라주는 당신이기에 난 미워하려 애쓰다 더욱 사랑하는 나를 깨닫고 그렇게 울고말더이다 보랏빛 꿈 2024. 4. 7. 그리움 2 [1984-04-15] 혼자는 혼자이기에 슬퍼라 혼자 울 제 같이 울 이 없으니 둘이는 둘이기에 슬퍼라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에 이 가슴 아파옴이니 이 무슨 허무일까 혼자일 제는 고독으로 울지만 둘이일 제는 그리움으로 웁니다 바람도 구름도 어울어 몰리던 울고싶도록 아름답던 날이 그래도 이 내 그리움을 달래줍니다 비라도 우륵 내리길 기대하며 잿빛 낯 들어올려 보는 하늘에 부러움 가득 담긴 구름들의 흐늘거림은 지금도 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우리 사랑을 위함이라면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아파도 나는 견디렵니다 이 내몸 불사름으로 당신의 一片之心 얻을 수 있다면 먹빛으로 찌든 이 몸 무엇이 아깝습니까? 그래도 웁니다 사랑하는 기쁨으로 웁니다 너무 행복해 웁니다 믿기지 않아 웁니다 그래서 오늘 또 읊조리는 독백 둘이.. 보랏빛 꿈 2024. 4. 7. 오늘도 [1983-09-16] 웃어보일 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앉아있습니다 햐앟게 비어진 찻잔 바닥으로 당신의 눈길만을 기다리며 금방이라도 불이 오를듯한 품 속의 솜뭉치를 매만집니다 스쳤나싶게 가버린 당신의 여품에서 스며오는 보드라운 체취를 양껏 들이키려 가슴을 젖혀도 매양 닿는 것은 허무한 소음들 그러다 이렇게 털고 일어나 악마같은 소리들에 감사하며 당신 모습 한 번 더 훔쳐보는 것 그것이 오늘도 내 일기의 마침표입니다. 보랏빛 꿈 2024. 4. 7. 추억 [1983-09-08]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그리워해본다 사진첩의 추억들처럼 잔잔하지만 진하기만 한 멀리뵈는 사라져간 바람의 뒷모습을 짙은 눈물로 웃으려 애쓰던 그날의 작은 마음조각들 한 주먹에 모아보고는 그녀를 생각한다 이제금 다시 가을 헤어짐의 아픔을 맛봐야했던 그날 만남의 기쁨으로 착각해야 했던 날 여덟계절을 보내고도 아쉬운양 그리움은 나를 괴롭힌다 사랑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가슴을 찢어야했던 전설속의 소녀처럼 나는 이 밤 가슴을 찢으련다 안녕을 가슴으로만 고하며 너를 위해...... 보랏빛 꿈 2024. 4. 6. 이전 1 2 3 4 5 다음